시점하면 중고등학교때 부터 배워왔던 표가 떠오른다....
지금은 수업시간이 아니니 딱딱하게 표로 가지말고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겠다.
나는 지금 강릉에서 지내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에 있었다.
내 왼쪽 눈썹에는 수술자국이 있다.
나는 치즈는 좋아하지만 피자는 싫어한다.
1인칭에 경우 마치 일기를 읽는 것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1인칭은 쓰는 사람은 물론 읽는 사람에게도 친근감을 주고 심리적인 거리가 가장 가깝다.
현장감과 몰입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작가는 화자에게 지나치게 몰입을 해서는 안된다.
1인칭이 가지는 한계로는 시점인칭이 8살이면 8살이 알고 있는 어휘로만 서술해야한다. 즉 인물이 알고 있는 정보로만 소설을 써야하는데 이러한 제한이 1인칭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단점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1인칭은 가장 쉽게 써지면서도 잘 쓰기는 어렵다.
가영은 지금 강릉에서 지내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에 있었다.
그녀의 왼쪽 눈썹에는 수술자국이 있다.
그녀는 치즈를 좋아하지만 피자는 싫어한다.
3인칭은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느낌을 준다. 1인칭이 당사자가 사건의 중심에 서서 주위 것들을 관찰한다면 3인칭은 작가가 위에서 인물들을 내려다 보는 시점이다.
같은 층에 있는 사람에 비해 한 층 위에 있는 사람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한결 수월하다. 1인칭에 비해 볼 수 있는 시야가 넓기 때문에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 장편서사에 유용하게 쓰인다.
어느 쪽 편도 들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특정한 인물의 관점으로 조명하는 경우가 많다.
너는 지금 강릉에서 지내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에 있었다.
너의 왼쪽 눈썹에는 수술자국이 있다.
너는 치즈를 좋아하지만 피자는 싫어한다.
2인칭은 가장 애매하다. <엄마를 부탁해>를 제외하고 대표적인 2인칭 소설을 잘 보지 못했다. 그만큼 2인칭의 장점과 단점은 명확하다. 2인칭은 편지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하고 직설적으로 고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치 독자에게 너라고 하는 듯하다.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시점이지만 끊임없이 거리감을 주기때문에 어지간하게 쓰지 않으면 실패하는 시점이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생긴다. (필자만 생긴걸 수도)
아니, 썸네일에 12개 시점이라고 써있었는데 혹시 어그로??
12개를 세보진 않았지만.... 아니다 정말로 12개의 시점으로 쓸 수 있다!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포도는 9살(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치자) 피해자 키위는 가해자 오렌지는 경찰 사과는 피해자 가족이라고 한다면 어떤 시점으로 어떤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먼저 포도(이하 A)의 입장에서 쓴다면 죽기 전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쓸 수 있다. 여기서 A의 입장에서 쓴다는 것은 A가 주인공일때, A가 관찰자일 때, 전지적 시점에서 A를 중점적으로 쓸 때를 포함한다.
앞으로 나올 소설 예시는 이언매큐언의 <나비>를 각색한 것이다.
관심있다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https://m.cafe.daum.net/springprague/Is49/196?q=D_bxpjeFc17A90&
동네에 맨날 혼자다니는 아저씨가 있는데, 호기심이 생겨서 아저씨한테 말을 걸어보았다.
귀찮아하는 거 같으면서도 장난감도 사준다. 그런 아저씨가 자꾸 운하로 걸어간다.
거기는 어둡고 쓰레기 냄새도 나서 가기 싫지만 아저씨가 나비도 있으니 같이 가자고 한다. 하지만 계속 가도 나비는 나오지 않고 축축하고 나쁜 냄새만 났다.
길은 더 어두워졌고 나비는 없었다.
엄마한테 가겠다고 했는데 아저씨가 화를 내면서 손을 더 세게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A의 입장에서 쓰니 아이의 공포감이 잘 나타난다.
그렇다면 가해자의 입장에서 소설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어머니의 유전자로 무턱증을 앓고 있다. 사람들은 나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는다. 사람들 눈을 피해 혼자 걷는 건 이제 익숙하다. 근데 한 여자애가 나한테 오더니 비누냄새가 좋다고 한다. 여자애가 자꾸 말을 거는데 생각보다 싫지만은 않다. 장난감을 원하길래 하나 사줬다.
옆에 게속 있으니 소녀와 같이 있는 것이 나쁘지 않았고 자주 가는 곳에 대려가고 싶었다.
그래서 운하에 나비가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길이 점점 어두워지자 소녀는 무서워했다. 아이가 내 손을 뿌리치고 도망가려고 하자 화가 나서 그녀의 손을 더욱 세게 잡았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전개하니 그가 범죄를 저지르게 된 계기와 심리를 알 수 있다.
경찰의 입장에서 전개해보자
어제 오전 운하에서 9살짜리 여자아이가 사망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목격자는 선천적인 무턱증을 앓고 있었으며 자신이 다리 위에 서있었고 소녀가 운하 위를 혼자 뛰어가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운하와 아이의 집까지는 거리가 꽤 멀었다. 누군가 억지로 대려가야만 가능한 거리였다.
용의자가 목격자인척 위장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의 집에 여러번 찾아갔지만 같은 진술만을 하였고. 유일한 목격자니 피해자의 부모를 만나야만 한다고 그를 회유했다. 달리 핑계가 없는지, 그도 순순히 꼬리를 내렸다.
경찰의 입장에서 서술하니 추리소설이 되었다. 분명 같은 내용인데도 다른 것들을 보여주고 있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도 달라졌다.
모든 게 꿈이길 바랐다. 저 계단만 내려가면, 방문만 열면 제니가 있을 것만 같다.이제는 주인없는 작고 예쁜 옷들이 덩그러니 옷장에 걸려있다.울음을 삼키려고 했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영안실에서 본 제니는 너무도 창백했다. 그 차가운 강물 속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고작 9살 밖에 안된 아이가 이제 세상의 빛을 볼 수 없다니 참담하고 고통스럽다.아이를 그렇게 만든 납치범을 죽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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