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와 창작의 방/소설의 기초

1인칭 쓸 때 주의할 점

지난번에는 소설 시점에 대해 알아봤다. 오늘은 그중에서 몰입하기는 쉽지만 그만큼 유의해야할 점도 많은 1인칭 소설의 주의점에 대해 소개하겠다.




시점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아래를 클릭하면 된다.

[소설의 기초] - 같은 소설 다르게 만들기- 시점 총정리









1. 피해자 시점으로 쓰지 않기




피해자 시점으로 소설을 쓴다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가 힘들다. 특히 가족 소설에 경우 분노를 드러내서는 안된다. 소설은 일기장이 아니다. 책을 펼쳤는데 시점인물이 하루종일 잔뜩 피해당한 것들을 이야기 한다면 누가 그 이야기를 읽고 싶을까? 친구의 고민상담도 계속 듣다보면 같이 힘빠지는 게 인간 심리다. 


피해자 시점으로 글을 쓴다면 작가마저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지 못한 채 피해의식에 더 사로잡힐 위험이 있다. 특히 암울하고 슬픈 이야기를 다룰 때 작가가 그 감정에 매몰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그래서 되도록 이런 소설에서는 1인칭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2. 시점인물은 그 사람이 쓸 수 있는 어휘에 한정되어있다.




원에서 비눗방울을 불고 있는 아기가 영재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비눗방울의 원리나 인생철학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이처럼 시점인물은 그사람이 쓸 수 있는 어휘나 그사람이 성장한 배경에 한정되어있다.

소설 속 주인공이 평소 책과는 거리가 멀고 방탕하게 노는 걸 즐기는 인물인데 고사성어나 전문용어를 사용해서 서술한다면 매우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나도 비슷한 실수를 저지른적이 있었는데 정어리가 1인칭 주인공시점인 소설에서 인공위성과 TV로 정어리의 심리를 묘사했다. 생전 바다를 떠나본적 없는 정어리한테 TV라니. 내딴에는 멋진 묘사라고 생각했지만 합평 때 몰입이 깨졌다고 피드백을 받았었다.







3. 서술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




거울을 보고 있지 않는 한 1인칭 주인공은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내 눈썹이 살짝 올라가 있는지 입꼬리가 축 쳐져있는지 바로 바로 알 수 없다. 때문에 묘사를 할 때도 그 인물의 눈으로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괜히 있어보일려고 하다가 우스워보일 수 있으니 모르겠으면 직관적으로 쓰자.


1인칭 시점은 볼 수 있는 시야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복선을 쌓기에 매우 유리한 시점이다. 화자의 심리 상태에 따라 같은 일도 다르게 볼 수 있어 반전의 요소를 만들기에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건물 천장에 꿀벌이 집을 짓는 바람에 꿀이 떨어지는 건데도 주위가 어둡고 1인칭 인물이 겁에 질린 상태라면 그것이 피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독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주면서 긴장감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