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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자기계발 방법론

고3 때 알았으면 좋았을 학벌의 진실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트려야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시스다. -데미안中-



한국 인문계,특목고는 대학의, 대학에 의한, 대학을 위한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있다. 그것 뿐인가? 이미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부해라라는 소리를 귀에 못 박히도록 듣는다. 이렇게 공부중독이 심한 나라에서 대학생이 되면 생각으로는 학벌이 전부가 아니지... 대학서열 도대체 왜나누는 거야? 수능점수 그거 의미없어 라고하지만 사실 마음 속으로는 겁나 신경쓴다. 


특히 어중간한 포지션의 대학이면 고등학생 때 보다 더 의식한다. 인문계에서는 인서울권 대학가는 학생이 전교에서 40명정도 밖에 안될정도로 희귀했는데 대학생되면 안정권이라고 생각하던 인서울이 더이상 안정권이 아니다. 


대외활동을 하고나서 내가 우물 안에 개구리였구나를 절실하게 느꼈다. 소위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일수록 진짜 치열하게 산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하나만 해도 벅찼던 대외활동을 동시에 대여섯개씩 하는 괴물부터 1학년인데 벌써부터 학회,봉사,스터디,학생회 거기다 학점까지 쉴틈없는 나날을 보내는 동생도 있었다. 


진로에 대해서도 명문대생은 비명문대생에 비해 자신감이 넘친다. 우리학교에서는 너 법대생이니까 고시 좀 해봐 하면 에이... 그래봤자 00대잖아 이런말을 심심치않게 농담삼아하는데 명문대 학생들은 고시나 약대편입이 도전해볼만한 고려사항으로 보인다. 



내가 고3때 좀만 노력했어도, 수시원서를 좀만 상향했었어도... 이런 말들이 대학가면 안나올줄 알았다. 그런데 대학교 3학년되는 지금까지도 솔직히 수능 다시보고 싶을 정도로 생각난다. 내가 학점이 낮은 편이라 더욱 그런 맘이 든다. 


2학년때까지는 취업에 대한 걱정이 1도 없었는데 동기들이 하나둘씩 경영학 복전하고, 동아리 언니들은 인턴하고, 지인은 인스타에 서포타즈한거 올리면 불안해지는건 어쩔 수 없다. 이 불안함이 자주 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보다 세단계 정도 위에 갔으면 이상태로 살아도 취업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으로 연결되었다.




그래서 정리해본 결과 대학생이 되서 아직도 수능성적에 얽메이는 것은 그만 노력하고 싶다의 다른말이 아닐까 생각했다. 대학교 1학년도 아니고 대학교 3학년이라면 수능 다시보는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학벌주의를 비판한다면 나부터가 학벌에 얽메이는 사고를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내가 다니는 대학은 이정도니까 나는 이정도 기업에 갈 것이고, 내 가치는 이정도야. 라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가둬두는 사고를 해놓고서는 기업한테는 학벌로 사람 판단하지 마세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건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이런 사고는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12년동안 받아온 어쩌면 태어났을 때 부터 형성된 사회 분위기가 잘못이다. 그렇지만 어른이 될때까지 이런 사고를 버리지 않고 있는 내 책임도 있다.



19살때까지는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에 샤대생, 연고대생들이 이렇게 많을지 몰랐다. 수능이 끝나고 유튜브 볼시간이 넘쳐나니 그제서야 명문대생들이 진심으로 부러워졌다. 


여전히 나는 명문대생을 부러워한다. 그런데 전과 다른 의미로 부러워한다. 그들은 10대시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온몸을 바쳐서 노력을 했고 원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20살에 벌써 작은 성공의 경험을 축적해온 것이다. 그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력하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구나! 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명문대라는 학벌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부럽다. 


그런데 이 자신감은 명문대생이 아니더라도, 대학생이 아니더라도, 나이가 많아도 누구나 쌓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블로그 같은 경우도 "오늘 내가 포스팅 한개를 써냈고 앞으로도 한개씩 한개씩 쌓아올려서 이번 여름까지 글 100개 달성할꺼야." 역시 작은 성공경험이다. 

성공경험은 본인이 만들기 마련이다. 이런 건 현재 정량화된 스펙을 가지지 않고서도 할 수 있다.


학벌이라는 알에서 깨는 것은 힘겨운 투쟁이다. 그러나 그것은 필히 더 큰 성장을 위한 도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