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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창작의 방/책 리뷰

어른을 위한 청소년 소설- 초콜릿 하트 드래곤

 

 

청소년 소설은 어른이 읽기엔 유치하다는 편견을 깨는 소설이다. 꿈을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때론 큰 실패를 맛보고 좌절하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주인공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드래곤 정신을 마음 속에 새기게 된다. 가슴 속에 꿈을 품고 있지만 현실이라는 제약때문에 망설이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어벤추리는 본래 어린 용이었다. 그녀는 어리지만 사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가장 위험하다는 인간을 사냥하려고 한다. 문제는 하필 마법사를 사냥한 것이었다. 그녀는 마법사의 꾀에 넘어가 마법이 깃든 초콜릿을 먹게된다. 초콜릿의 환상적인 맛에 놀라다가 어린 소녀로 변한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그사이 인간은 도망가버렸고 가족들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공격한다. 

 

한 순간에 가족도 잃고, 종도 달라지고, 돌아갈 곳이 없어졌지만 어벤추리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바로 먹자마자 한눈에 반해버린 초콜릿을 직접 만드는 것. 마을로 내려가 자신을 도제로 받아줄 초콜릿 공방을 찾아다닌다. 

 

계속 퇴짜를 맞지만 기가 죽지 않는다. 비록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녀는 여전히 드래곤이니까! 우여곡절끝에 괴짜 초콜릿 장인을 만나 <초콜릿 하트>에서 일하게 된다. 빡센 업무에도 초콜릿을 만든는 것 자체가 꿈이고 즐거움이기 때문에 쉬는 것조차 시간이 아깝다. 

 

장인은 성격이 괴팍해서 적이 좀 있다. 그중에는 이 도시의 시장도 있어서 어떻게든 가게를 망하게할 구실을 찾으려 하고 있었다. 가게가 잘되면 시장도 어쩌지 못할거라는 생각에 마케팅 소질이 있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손님을 끌어모으고 엄청난 기회까지 얻는데... 절호의 순간에 장인이 가게 메니저랑 싸우느라 가게를 비우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가끔 절호의 순간 찾아오곤 한다. 가진 능력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런 기회조차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어벤추리가 씨앗을 빻고, 반죽을 치대는 것을 반복하는 등 고통을 수반한 노동을 피하려고 했다면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 보기 전에 해고당했을 거다. 과정 자체를 즐겼기 때문에 신임을 얻을 수 있었고 기회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자신의 첫 초콜릿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을 이겨내고 오직 초콜릿 만드는 것에 집중한 끝에 그녀는 초콜릿을 완성할 수 있었다. 빛이 짙으면 그림자도 짙기에 얻을 수 있는게 많을수록 그만큼 잃을 것도 많아진다. 주인공도 예기치 않은 사건때문에 성공하기 직전에 꿈이 좌절되는 경험을 한다. 

 

어벤추리는 자신이 모든 것을 망쳤다는 생각에 도망친다. 확고한 꿈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느낀다. 꿈을 위해 달리다가도 큰 실패를 경험하면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사람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 온다. 그러나 그동안 요령을 피우지 않고 성실하게 걸어왔다면 기회는 분명히 또 생긴다. 이 소설에서 처럼 드래곤의 정신을 가지고 있으면 고통이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초콜릿 하트 드래곤은 꿈을 이루는 과정에 대해서 가장 이해하기 쉽게 쓴 소설이다. 꿈이 없더라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사람에게도 분명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