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년/일상다반사

나의 덕질 연대기- 남궁민편

오늘은 추억을 되새기며 18살 때부터 3년가까이 꾸준히 팠던 배우를 소개한다.


덕질의 시작은 티비를 틀다가 우연히 보게된 재방송 드라마다. 가발쓴 여자가 남자한테 말걸고 있고, 남자는 계속 사극체를 쓰길래 현대극인데 뭐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남자가 이어폰으로 전화받는 척 연기하고 있었다. 

아 코미디인가보다 하고 넘길려는데 남주가 "내가 다 알아서 그런거지 이사람아" 라고 말할 때 예기치못하게 덕통사고를 당했다. 목소리와 촉촉한 눈빛이 동시에 공격하는데 치일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장면인지 영상을 가져오고 싶은데... 해당영상을 찾을 수 없어서 주접을 그만 떨도록 하겠다.

아무튼 그장면에서 치여버렸고 그뒤로 부터 주말마다 미녀공심이를 챙겨보았다.


남궁민의 리즈 시절



미녀공심이는 1화만 봐도 20화까지 예측할 수 있는 전형적인 한국 로코드라마다. 

제벌3세 출생의 비밀, 동체시력, 인권변호사, 취준생, 신분상승

이 모든 판타지가 들어있는 드라마인데 오히려 이런 뻔한 부분이 재미를 더한다.

역시 로코는 머리 복잡하지 않게 다 보여주고 여주랑 남주랑 티격태격하는 맛에 보는 거 같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을 때만 해도 내 덕질이 남궁민이 아니라 안단태에 있는줄 알았다.

안단태 캐릭터가 좋아서 남궁민까지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인터넷에 1일 1남궁민 검색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는데...

30대초반인줄 알았는데 39살(지금은 43세..)이라고 해서 놀랬고 

중앙대 기계공학과라 해서 또 한번 놀랬고 

다른 거 다 떠나서 눈이 잘생겼고 목소리가 듣기 좋아서 빠졌다.

나는 얼빠니까.


보통 10대들은 아이돌이나 20대~30대초반 배우를 좋아하지 나처럼 어중간하게 알려진 30대후반 배우를 좋아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매일 남궁민 갤러리를 오가며 외롭게 덕질했다. 2016년때만 하더라도 남궁민하면 우결이 먼저떠올랐지 작품이 먼저 떠오르지는 않았다ㅜㅜ 

그래서 남궁민 좋아해 하면 아..우결? 아... 리멤버? 이러는 경우가 많았다.





미녀공심이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배우님이 우정출현을 하셨다.

닥터스에서 아픈 아들 둘을 키우는 싱글대디로 나왔는데 

이 얼굴이 어떻게 아들 둘가진 가난한 아빠야ㅜㅜ

가난한데 착장이 화면 나올 때마다 달라져서 머리로는 음? 했지만 눈은 행복했다.

처음 등장할 때 눈빛이 너무 초롱초롱해서 렌즈낀줄ㅋㅋㅋ

닥터스 안보는데 남궁민 때문에 3편이나 봤다...




둘의 캐미에 치인다.






그다음에 봤던 드라마는 미녀공심이 전에 나왔던 리멤버다.

분노조절장애 싸이코패스 제벌 3세를 연기했다.

이름도 본명이랑 한두글자 차이나는 남규만

이때부터 유명해져서 가끔 예능나오면 항상 남규만이 언급된다.

(이시언이 그때 억울한 게 많았나봄.)


남규만이 나오는 클립만 봐서 아직도 이 드라마의 내용을 잘 모른다.





전설의 차 뽀사버는 장면

이 장면을 찍고 자동차 광고제의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고 한다☆






 정주행을 2번이나 했던 정말 재밌는 김과장

1화에서는 시청률이 5%였는데 마지막화때 시청률 20%를 달성했던 대박 드라마다.

대기업의 비리를 밝혀내는 오피스 코믹물인데 김과장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또라이다.

미녀 공심이때도 살짝 맛간 이상한 놈이었는데 여기서는 많이 맛이 갔다.

잘 생긴 얼굴 막쓰는데도 연기를 잘하니까 잘생겨보인다...ㅎ

비주얼적으로는 아쉽지만 작품만으로 놓고본다면 단연 남궁민 대표작이다.


이 드라마의 킬포는 먹쏘와 띠똘이의 브로맨스인데

덕분에 연말 시상식때 유일한 남남 커플로 새해부터 볼뽀뽀했다.


김과장 덕분에 남규만때 날려버렸던 광고들을 다시 줍줍했다.



개콘에도 나왔는데 얼굴 잘생긴 거 빼고는 위화감이 없다.






싱글즈 인터뷰는 꼭 봐야한다. 인터뷰보고 연기를 대하는 자세가 너무 멋져서 

나도 공부를 저렇게 해야겠다 다짐하면서 고3시절을 버텼다.


여기에 하나 썰이 있는데

4월달에 선생님이 지망하는 대학 써보라고 했는데 상담할 때 1순위를 중앙대로 써가지고 

선생님이 매우 곤란한 표정을 하시며 "알지?" 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 피그말리온 효과를 실험해보셨으면 제가 중앙대에 갔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ㅜㅜ)


2017년은 작품을 두개나 했다. (그때 고삼이었는데.... 하지만 덕질에 브레이크는 없지☆)

여름에 나온 스브스 월화드라마 조작에서 열혈 기자 한무영을 맡았다.

한창 덕질에 빠져있었던 나는 최대한 본방사수하려고 했으나 

엄마 눈치가 보여서 중간중간 건너뛰어서 봤다.






남들은 무영이 머리스타일 별로라고 해도 난 안단태 다음으로 차애가 너였다... 

셔츠 착장 좋아♡ 


조작은... 약간 어려운 드라마다. 당장 1화의 내용 2화의 내용은 알아도 1화와 2화가 자연스럽게 연결짓기가 어려웠다. 그니까 각 회차의 내용은 요약할 수 있어도 전체를 요약해보라면 말을 잘 못하겠다.

신인 작가와 신인 감독이 제작한 드라마라서 연출이 난잡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럼에도 언론의 비리를 파해치는 추리와 언론인의 자세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드는 주제가 좋았던 드라마다. 근데 약간 노잼이라서 이것도 다 안봤다. 기억에 남는 건 화려한 액션신이었다.

한무영이 전 국가대표였기 때문에 몸을 쓰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 드라마 전에 비정규직 특수요원 특별출연이랑 훈남정음을 나왔는데 둘다 안보는 걸 추천한다.

얼마나 멘붕이었으면 어떤 내용인지도 기억 속에서 삭제해버렸다.


훈남정음으로 보고 덕질에서 빠져나와 휴덕기에 들어갔다.

새내기도 됐고 이제 연예인 덕질 그만하고 현실남자 만나자 싶어서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인스타에 닥터프리즈너 찍는다고 올라와서 오랜만에 덕질 부스터가 켜졌다.


파국이다 아저씨가 악역으로 나오는데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누가 선역인지 모를 정도로 양면적인 인물이 많다. 파국이다 아저씨가 오히려 귀여워보일 지경.

 특히 주인공인 나이제는 착쁜놈이다.  의사생활을 그만두게 만든 제벌 3세에게 복수하기 위해 일부러 교도소 의료 과장으로 들어와 판을 짠다. 그 과정에서 교도소의 비리가 하나 둘 씩 폭로된다. 

이 드라마도 13화까지 보다가 만거같은데 암튼 정말 재밌다. 

다만 의사가 보면 약간 이건 아니죠. 할 장면들이 꽤 나온다. 의사들은 이거보다 뒷목잡을 수 있다.





이 블로그에도 여러번 다뤄서 아마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거같다.

야알못도 정주행하게 만드는 마성의 월메이드 드라마 스토브리그.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사회생활이 저렇게 빡센가 약간 걱정된다.

단호하면서 나긋나긋하신 백승수 단장은 남 칭찬해줄 때가 제일 귀엽다






욕이 이렇게 섹시했던가요.




이렇게 보니 남궁민은 4년사이에 6작품이나 했던 소처럼 일하는 배우였다. 

역시 배우는 본업할 때가 제일 멋있고 빛난다.

이제는 최애가 아니지만 한번 덕후는 영원한 덕후!

다음에는 스크린에서도 봤으면 좋겠다.




남궁민의 연기변신 모음집을 가져와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