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창작의 방/영화 서랍장 (7) 썸네일형 리스트형 작은 아씨들 영화 리뷰 어릴 적 아동문학전집을 통해 읽었던 작은아씨들의 마지막은 메그와 브룩의 결혼식이었다. 어른이 돼서 다시 보게 된 작은 아씨들에는 어릴 때 아무리 찾아도 없었던 그 후 이야기들이 들어 있었다. (스포 주의) 가난한 교사와 결혼해 작은 것 하나도 맘대로 사지 못해 힘들어하는 메그, 뉴욕으로 가서 작가가 되지만 원하는 글은 쓰지 못하는 조, 성홍열의 후유증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베스, 유럽으로 가 그림을 배우지만 애매한 재능을 깨닫고, 부유한 남성과 결혼하려고 하는 에이미, 조에게 청혼을 거절당하고 유럽에서 방황하다 에이미를 사랑하게된 로리까지. 영화를 보고 나서 왜 국내 아동문학 책들은 1부만 번역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내 멋대로 추측하자면 어른의 자질구레하고 마냥 밝을 수만은 없는 현실을 아이들이.. 테넷- 2시간의 복잡한 퍼즐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인 를 보러갔다.오후 4시에 가서 상영관에는 나를 포함해서 세사람밖에 없었다. 은 첩보물 장르안에서 시간의 역행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주인공이 세계의 소멸을 막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세계 멸망의 원인은 핵전쟁이 아닌 물리 법칙을 역행하는 미래의 무기 "인버전"이다. 영화를 보면 지금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파악할 수 있지만 한 번만 봐서는 논리적으로 짜맞추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인버전된 상태라서 총알이 발포되는 것이 아니라 잡히는 거고, 건물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복원되는 거라는 건 알겠는데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건지,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이해가 안됐다. 놀란 감독도 이해하려하지말고 느끼라고 대사를 통해 끊임없이 언급한다. 화려한 액션.. 프리다 그해 여름 - 잔잔하지만 잔잔하지 않은 93년 여름 고아가 된 프리다가 외삼촌 집에서 살아가는 과정을 6살 아이의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다. 6살이라고 해서 어른들이 지나가면서 하는 말들과 동정섞인 눈빛을 모르는 건 아니다. 밖은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이지만 그녀에게는 93년 여름은 차갑고 어두운 세계다.외삼촌 가족은 프리다를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준다. 그러나 부모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프리다는 친자식인 아나에게 주는 애정과 자신에게 주는 애정의 미묘한 온도차이를 또렷이 알고 있다. 그것은 외삼촌 가족이 의도한 것도 아니고 악의도 없지만 한창 사랑이 필요한 6살 아이에게는 가혹하기만 하다. 아나가 더 사랑받는 것만 같은 질투와 소외감은 6살 특유의 미운짓(?)으로 나타난다. 같이 놀자고 조르는 안나를 숲속으로 대려가 숨겼고 외숙모가 .. 미드나잇 인 파리- 지금이 아닌 언젠가는 결국 지금이 된다. 미드 나잇 인 파리는 마지막 30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전에 1시간이 이 30분을 위해 존재했다고 할 정도로 결말의 임팩트가 크다. 유명한 예술가들이 가득하던 1920년의 파리를 동경하는 길1920년에 살지만 진정한 예술의 부흥기는 1890년 벨리포크라 생각하는 아드리아나그러나 1890년에 살고 있는 고갱과 다른 예술가들은 르네상스가 진정한 황금기라 말한다. 길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는 늘 지금이,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그리워하고 환상을 품지만 그 막상 그곳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마찬가지로 지겨운 일상일 뿐이다. 지금, 여기가 행복하지 못해서 다른 공간으로 도피한다 한들 얼마지나지 않아 그곳 역시 지금, 여기가 된다. 아드리아나와 길의 세기를 뛰어넘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 크랙- 거짓으로 뒤덮인 아름다움의 균열 1937년 폐쇠적인 영국 기숙학교에 스페인 귀족출신의 피아마가 전학을 오면서 벌어지는 균열에 대한 이야기다. 기숙학교의 실세는 허리에 빨간 끈을 두른 아이들이다. 이들은 다이빙 교사 미스G의 제자들이다. 모두들 미스 G를 선망하지만 반장 디(사진 중앙)의 미스G에 대한 애착과 사랑은 스승과 제자 이상이다. 미스 G는 예술을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열망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기숙사에 갇혀 세상에 대해 모르는 아이들에게 세계각지를 돌아다니며 겪은 모험을 들려준다. 이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그녀는 기숙사 밖으로 나가 빵을 사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미스 G 와 그녀의 제자들이 쌓은 세계는 견고했다. 미스G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기숙사 밖 세상에 대해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유토피아에 가까웠다. 그러나 모든 환상이 .. 세인트 주디: 자신을 지키는 법 최근에 개봉한 세인트 주디는 영화 포스트만 봐도 기승전결이 뻔히 보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법정영화가 그렇듯 이민자 여성이 추방되지 않도록 그녀를 변호하고 재판을 승리로 이끈 변호사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결말을 보기위해, 뒷이야기를 알기위해 보는 영화는 아니다. 메시지에 ,메시지에 의해, 메시지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는 올곧은 신념과 진실을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영화는 시스템에 의해 차별받고 탄압당하는 모든 약자들에게 세상이 아무리 너의 목소리를 잠재우려고 해도 저항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고 한다. 알라딘의 장면을 볼때보다 이 영화에서 더 큰 위로와 응원을 얻을 수 있었다.둘다 침묵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전자는 기득권층 여성의 목소리이자.. <월-E> 그럼에도 지구로 돌아가는 모두의 이야기 월-E는 디즈니의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에 익숙했던 나에게는 칙칙하고 낯선 애니였다. 그래서 관심을 두지 않다가 애니메이션계의 명작이라는 말에 호기심을 느껴 보게 됐다. 황폐화된 지구에서 홀로남아 쓰레기를 수거하는 월E와 최첨단 탐사용 로봇 이브가 만나는 초반 부분은 인간이 아닐 뿐이지 뻔한 사랑이야기에 가까웠다. 그러나 월E가 이브를 가져가는 탐사선에 올라타 인간들이 살고 있는 우주 항해선에 몰래 숨어드는 장면부터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이 빛나기 시작한다. 이브는 인간들이 지구로 귀환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보낸 식물 탐지기 로봇이다. 700년이 넘도록 지구에서 생명을 찾지 못했고 그동안 인류는 대기업이 만든 우주항해선에서 모든 것을 로봇에게 전적으로 맡긴다. 사람들은 첨단화 된 유모차(?..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