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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창작의 방/영화 서랍장

테넷- 2시간의 복잡한 퍼즐


<덩케르트>이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인 <테넷>를 보러갔다.

오후 4시에 가서 상영관에는 나를 포함해서 세사람밖에 없었다.


 


 <테넷>은 첩보물 장르안에서 시간의 역행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주인공이 세계의 소멸을 막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세계 멸망의 원인은 핵전쟁이 아닌 물리 법칙을 역행하는 미래의 무기 "인버전"이다.


영화를 보면 지금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파악할 수 있지만 한 번만 봐서는 논리적으로 짜맞추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 인버전된 상태라서 총알이 발포되는 것이 아니라 잡히는 거고, 건물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복원되는 거라는 건 알겠는데 왜 그런 행동을 하는 건지,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이해가 안됐다. 


놀란 감독도 이해하려하지말고 느끼라고 대사를 통해 끊임없이 언급한다.





 화려한 액션신이 많은 와중에서 인트로의 오페라 총격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연주가 시작되기전 적막함을 깨고 테러조직이 들어오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도입부는 관객을 압도시킨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처럼 물리법칙과 시간이 소재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다만 복잡한 퍼즐을 간단하게 보여주기 위해 인물들이 행동하는 동기는 세계의 소멸을 막아야한다는 사명감, 증오심과 복수심 같이 전형적이고 단순했다. 


나는 아직도 주인공이 캣을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살리려고 하는지 코어 감정선을 납득하기 어렵다. 동정심이라기엔 무겁고 사랑이라고 하기엔 애매하다.


영화를 보고나서 재밌었는데 진행과정들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보니까 찝찝함이 남았다. 보고나서 여운도 여운이지만 왜? 라는 생각만 계속 들었다. 시각적인 즐거움과 퍼즐을 푸는 재미가 있지만 케릭터 구축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집합과 확장, 변주. 눈엔 불꽃, 뇌는 경련 이라는 박평식 평론가의 한줄 평이 공감된다. 영화에 대한 내 평점은 10점만점 중 6점이다. 한 번 더 보고 싶지만 영화관에서 n차 관람할 정도로 취향은 아니다. <테넷>리뷰를 쓰기 위해 유튜브 해석들을 몇개 봤는데 그걸 시청하면서 <인셉션>이 다시 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