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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드라마*음악 추천

윤시윤의 냉탕&온탕 연기 모먼트

 

윤시윤은 가장 최근작품인 트레인에서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만큼 1인 2역연기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같은 얼굴인데도 A도원은 사연있는 순정만화 주인공 느낌인데 B도원은 정말 마약에 쩔은 타락한 형사의 모습이다.

 

A도원: 살아야할 이유가 있었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B도원: 경찰이 되었지만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낙인을 이기지 못하고 타락함

 

 

둘다 놀란 얼굴을 하고 있지만 A도원의 눈에는 올바름(?)과 차분함이 느껴지고 B도원은 늘 방어태세를 갖추어야 하는 환경탓에 무방비의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신경이 곤두서있고 예민해보인다. 

분장과 스타일링도 한몫했겠지만 얼굴근육과 목소리톤의 차이가 이 사람이 바로 누군지 알 수 있게 만든다. 드라마 장르상 중간유입이 어렵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한눈에 봐도 다른 도원이라는 것을 눈치채게 하기 위해 일부러 좀더 극적으로 연기를 했다고 한다.

 

 

윤시윤의 1인 2역 연기는 트레인뿐만이 아니다. 2017년작인 최고의 한방에서 미래로 간 90년대 아이돌 유현재 역할을 맡았을 때도 잠깐 1인 2역을 했다.

유쾌하고 귀여운 93년 유현재

희귀병을 앓아 죽음을 앞두고 있는 94년 유현재 

 

 

친애하는 판사님께(2018)에서 본격적으로 1인2역 연기를 했었다. 

전과 5범인데 형이 자리를 빈 사이에 판사가 된 쌍둥이 동생 한강호

비리판사 쌍둥이 형 한수호

 

 

트레인의 1인2역 연기 토대는 최고의 한방에서 땅을 다졌고 친판사때 기둥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 얼굴 근육과 목소리톤을 차별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처가 많고 사고도 많이 쳤지만 순수한 면이 있는 강호일 때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하관을 주로 사용한다.  전국 1등을 할정도로 엘리트지만 인간미는 떨어지는 수호를 연기할 때는 눈썹과 미간에 힘을 주고 눈을 양옆으로 길게 만든다는 느낌으로 안면 근육을 재배치한다.  목소리 톤은 강호는 하이톤이고 수호는 베이스 음역대다. 

 

 

 

2019년에는 녹두꽃을 촬영했는데, 방황하는 개화파 청년 백이현 역할을 맡았다.

1인 2역은 아니지만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입체적인 악역 연기가 인상적이다.

 

선비 그 자체였던 흑화되기전 백이현

흑화되기 전에도 특유의 서늘함이 눈빛에 서려있었고 내편 네편이 확실했다.

 

 

신분차별+ 전쟁 후유증+ 배신으로 도채비를 선택한 백이현

 

 

현실을 보지 못하고 문명이 조선을 일으킬거라는 믿음으로 오니가 됨

 

그냥 나쁜 놈이 아니라, 시대의 비극과 강한 신념으로 인해 타락의 길을 가게된 사연있는 악역이라서 미움보다 안타까움이 컸다. 캐릭터보다는 사건이 중심인 드라마 한계상 백이현의 심경변화가 부드럽게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백이현의 본성과 신념을 생각해보면 그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

 

 

 

흑화되기 전에 했던 선행도 측은지심이나 동정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악행에 대한 죄책감과 그동안 배워온 선비 정신에서 발현된 행동이었다. 필요하다면 이빨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었으나 그가 지향하는 이상은 그러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잔혹했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사이코패스 다이어리도 1인 2역은 아니지만 호구일 때, 사패빙의할 때의 온도 차이가 확실하다. 

[일상/드라마*음악 추천] - 호구가 싸이코인줄 착각하면 벌어지는일- 싸이코패스다이어리

 

순딩순딩하고 무해한 호구

사이코패스 빙의하는 짭패스

 

 

전작에서 차가운 연기를 할때 보이는 표정들이 언뜻언뜻 보인다. (대충 냉탕일때는 고양이같고 온탕일때는 강아지 같다는 말) 하지만 다른 역할이 생각나기보다 육동식이란 캐릭터 그 자체로 인식된다. 

 

누군가는 윤시윤 연기가 과장되서 불호라고 하지만 캐릭터 설정상 이 사람이 지금 어떤 사람이다 혹은 어떤 상태다를 한 눈에 확인시켜줘야 되기 때문에 일부러 안면근육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역할 자체가 만화 캐릭터처럼 변화무쌍하고 판타지느낌이 물씬 나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나는 순둥순둥했다가 눈이 확 뒤짚이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설정(너도 인간이니, 오 나의 귀신님,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 취향이라 윤시윤의 연기를 좋아한다.